이것이 궁금 해요?     하느님이 외계인도 창조하셨을까요?

오용호 신부_인천 송도국제도시 본당 주임

Q. 로마 교황청의 어느 신부님이 “하느님께서 외계인을 창조하였을 수도 있으며, 그것은 신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요지의 말씀을 하셨다는 뉴스를 접하고 좀 당혹스러웠습니다.

외계인의 존재를 위리 교회에서 받아들이는 건가요? 그들도 창조주의 피조물이라면 하느님을 믿을 텐데, 그러면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신 예수님을 그들도 알고 있을까요?

또 삼위일체 교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요? 정말 하느님이 외계인을 창조하셨다면 그들도 하느님 구원 계획에 포함되는지요?

길 데레사 님       서울 명동 본당 신자


 
A. 연합뉴스에서 AP통신을 인용한 질문자의 기사가 있었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 로마 교황청당국자가 지난 5월 13일 “외계인이 있을 수 있으며 외계의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가톨릭 신앙에 위배 되지 않는다” 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당국자는 교황청 천문대 대장인 호세 가브리엘 푸네스 신부로서,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와의 회견에서 “우주의 광대함은 지구 밖에 다른 생명체가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 생명체는 지성과 지능을 갖춘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외계인의 존재 여부에 대해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생물체가 발전했을 가능성을 어떻게 배제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푸네스 신부는 지구에 많은 생명체가 있듯이 하느님이 창조한 다른 생명체가 있을 수 있으며, 이는 우리가 하느님의 자유로운 창조에 한계를 둘 수 없기 때문에 신앙과도 모순되지 않는다“ 고 했습니다.

또한 ”우리가 지구상의 창조물들을 형제․자매로 간주하듯, 왜 외계의 형제․자매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없는가?“라고 지적한 뒤 ”이들도 창조의 한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푸네스 신부는 ”인간의 모습으로 예수님이 나타난 것은 특별하고 반복될 수 없는 사건“ 이기 때문에, 예수님이 외계인 앞에 나타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외계의 생명체들은 어떤 식으로든 하느님의 자비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이 기사 내용으로만 보면, 외계인의 존재를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기보다는, 푸네스 신부가 외계인과 외계에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개인의 생각을 표명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현재 인간의 과학으로는 지구라는 천체 밖에 외계인과 외계 생명체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았지만 그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으며, 특히 생명체 존재의 가능성은 우주 과학의 발달과 외계 탐사의 결과(특히 화성의 무인 우주선 탐사)로 점검 커져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느님을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창조주로 믿는 신앙이라면, 외계인의 창조와 외계 생명체의 창조도 가톨릭 신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외계인(外界人, extra terrestrial)에 대한 상상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외계인의 개념은 지구 외의 생성에 존재하는 지적인 고등 생물로서, 그 형태는 지구인과 닮은 것에서부터 문어형까지 공상적인 외계인의 다양한 현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지구 이외의 천체에도 인간이 살고 있다고 주장한 사람은 16세기 철학자 브루노(G. Bruno, 1548~1600년)라고 합니다.
그의 생각은 그리스도교 신학에 영향을 받은 전통적 생물학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그 후에도 뿌리 깊게 살아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다윈의 진화론과 새로운 태양계 기원설을 거친 현대에는 은하계에 5~10억의 지구형 행성이 있다고 추정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지구인과 동등하거나 지구보다 더 진보된 문명을 가진 외계인이 존재할 수도 있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17~18세기에 걸쳐 시라노 드 베르즈라크(S. Cyrano de Bergerac)와 스위프트(J. Swift)가 풍차적인 외계인을 그렸으나, 처음으로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 외계인을 생각해 낸 것은 웰스(H.G Wells, 1866~1946년)의 『우주 전쟁』 (1898년)에서입니다.

여기에 그려진 화성인은 거대한 눈과 입을 가진 지름 1.2m 되는 머리에 16개의 채찍 같은 촉수가 난 문어형의 생물로, 그 후의 공상적인 외계인의 전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1982년 미국에서 상영되고 전세계에 걸쳐 기록적인 장기 상영과 흥행 성적을 올린 영회 「이티(ET)」도 일종의 외계인을 그린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상상력과 우주 과학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외계인의 발견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외계인에 대한 얘기는 상상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피조물로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들어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리라고 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전능이 우주적이라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온세상을 창조하셨고(창세 1,l ; 요한 1, 3 참조), 모든 것을 다스리시며 모든 것을 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아버지이시기에(마태 6, 9 참조) 때문에 그 전능은 곧 사랑으로 충만한 전능이라고 믿습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전능하심으로 우주 안 어딘가에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외계인은 파조물로서 만물의 창조주이신 성부의 계획 안에 존재하리라 생각됩니다.

“주님께서는 만물을 창조하셨고 주님의 뜻에 따라 만물이 생겨나고 창조되셨습니다.”
(묵시 4, 11).
바오로 사도는 피조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로마 8, 3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