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도 규제해야 할까?
박문수_신학자
가톨릭대학교 문화영성대학원
인터넷을 둘러싼 최근의 논쟁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인터넷은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많은 것을 편리하게 해주었다.
은행․시장․서점․가게에 가는 일을 줄여 주었고, 멀리 있는 친구나 가족에게 값싸고 편리하게 연락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극장표도 비행기 표도 집에서 살 수 있다.화가 나면 남이 써놓은 글에 화풀이를 할 수 있고, 여러 명이 함께 하는 게임에 참여해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다.
영화를 보며 은밀히 애인과 채팅할 수도 있다.
이처럼 편리하고 좋은 점은 이루 나열하기 부족할 정도다.
그러나 누군가 나에 대하여 모함을 해대고, 내 불편한 과거나 공개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떠벌리기도 한다. 좋은 의도로 하는 일에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사람들도 많다.
쏟아지는 스펨 메일에, 광고에 스트레스를 주는 일도 많다. 당하지 않은 사람은 남의 일같이 보지만 생사람 잡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인터넷이 불편함보다도 편리함을 더 많이 준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은 분명 이런 양면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인터넷 언론도 양면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뉴스를 생산하고 전달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다. 신속한 것도 장점이다. 과거 같으면 돈 있고 힘 있는 언론사나 할 일을 이제는 개인이나 아주 작은 단체들도 손쉽고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점, 십인십색, 백인백색이라 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들이 자유롭게 흘러 다닐 수 있게 하는 것도 장점이다. 반면 근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들이 유포되는 것, 그리고 이런 정보들을 거의 비용이 없이 무한대로 확산시키는 것, 주요 포털들이 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것 등은 문제로 남는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자정 작용이 있어 왔고, 지금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간섭이나 규제가 불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권력이나 자본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유일한 영역이니 반드시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당장에 피해가 더 크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막연하게 자정 작용에 기댈 수 없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인터넷 언론 때문에 손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세력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조바심을 낸다. 사실 누구도 전체를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어느 주장이 옳은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대체로 이런 경우에는 교회의 판단 기준을 따른 것이 좋아 보인다. 먼저, 어느 쪽이 공동선을 우선하는가?
둘째로, 어느 쪽이 사회적 약자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하고자 하는가?
섯째로, 어느 쪽이 인간의 존엄성을 고양시키려 애쓰는가?
마지막으로, 어느 쪽이 이 사회의 도덕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가?
등을 기준으로 삼아 이러한 가치들을 더 많이 존중하는 쪽을 지지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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